Feb 16, 2020
호텔에서 본 해운대 바다
호텔 체크아웃이 오전 11시니 10시 50분까지 침대에서 구르며 하늘을 바라보다가 방을 나왔다. 프론트에 짐을 맡기고 미포철길을 가려고 해운대 백사장을 걸어갔다. 날씨가 무슨 봄날씨 같아서 사람들이 제법 많이 나와있다.
해운대 인증샷을 남기고 미포철길을 찾아가는데 아무리 네비말대로 가도 찾을수가 없어 결국 고전적인 방법으로 길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공교롭게 들어가는 입구가 공사중으로 통행불가가 되어 다른 길로 가야 한단다. 이미 40분을 헤매고 나니 지쳐서 다음번을 기약하고는 달맞이언덕으로 일정을 바꿨다. 해운대 현지인들이 맛있다고 간다고 하는 카페를 찾아가니 그것도 꽤 멀어 결국 12시가 넘어 도착을 했다. 땀도 많이 나고 많이 걸어 지쳐서 그런지 브런치셋트를 주문했는데 명성만큼 맛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냥 빵을 먹어보는게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카페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해운대 바닷가로 향했다. 애초에 부산에 온 목적이 바다를 보는 것이었으니 맘껏 보고 갈 셈이었다. 거의 두시간을 아무것도 안하고 모래밭에 앉아 멍하게 바다만 바라보았다. 하지만 머리속에서는 여러가지 생각이 뒤섞여 결론은 안나고 계속 어떻게 할까만 고민하고 있다.
호텔로 돌아가 짐을 찾고 부산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김천역에 도착한게 거의 7시. 계획한 것보다 많이 걸어 피곤하니 짐을 푸는 건 내일로 미루고 간신히 세수만 하고 잠이 들었다.
일요일 아침 늘 그렇듯 느직막하게 일어나니 먼저 일어난 남편은 사과만 하나 먹은 듯하다. 점심 약속이 있다고 해서 찹쌀떡만 주었는데 배부르다고 안먹는다고 하더니 조금 있다가 라면을 끓여 먹더라. 이건 무슨 뜻인가. 떡을 먹겠냐고 물어보지 않은 내 잘못인가. 남편과의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밖에는 안 될것인가. 답을 찾으러 간 짧은 여행에서도 답을 찾지 못하고 답답함은 그대로 남았다.
회사동료 4명이 부부동반으로 만나 점심을 먹고 아내들만 커피를 마시러 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주말 나홀로부산 여행을 했다고 말하니 모두들 놀란다. 여행을 좋아해도 혼자서는 가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음... 어쩌면 내 행동이 특이할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여행만큼은 정말 마음에 맞는 사람과 가는 것이 좋은데 의외로 여행을 같이 갈만큼 맘에 맞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그러니 혼자 가는 여행을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래도 같은 숙소에서 며칠을 같이 보내야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같이 여행갈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일행중에 한 명이 지난 여행에서 사온 기념품을 주었다.
이번주 주말은 이렇게 끝났다. 하는 일은 없어도 주말이 끝나면 또 무언가 시작을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잘한 일이라도 일정을 세우지 않으면 미루거나 게을러지니 써놓지는 않더라도 하나씩 미루지 말고 차근차근 해나가야지. 한국에 오면서 너무 게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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