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6, 2020
미국에 있을때 동료선생님이 증인을 해달라고 부탁을 한 적이 있다.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서류에 증인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말은 죽음을 앞두고 의식불명의 상태에서 어떠한 의료행위도 상태를 호전시키지 못한다고 판단이 될 때 사전에 생명을 연장시키는 장치를 떼어내겠다는 나의 의사표시를 사전에 법적으로 해놓는 것을 말한다.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하지만 나는 최소한 죽음 앞에서는 본인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이다. 남은 사람이야 미련이 남아서 어떻게 해서든 숨만 붙어있게라도 하고 싶어하겠지만 당사자인 본인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고 타인의 결정에 나를 맡기는 것이 그다지 인간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아뭏든 그 선생님을 보고 나도 이 서류를 작성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실천에 옮기기도 전에 한국에 오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에도 이런 서류가 있고 이것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미국과는 약간 다르게 정부에서 인증한 등록기관에 가서 직접 등록을 하는 것인데 마침 내가 지금 다니는 병원이 등록기관이라 몇시간을 기다려 오늘 ㄷ디어 등록을 했다.
등록을 하기 전에 상담사가 반드시 설명을 하고 본인확인을 하는 작업을 거치는데 약 20분정도 소요가 되었다.
나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
등록자 연령에 비해 내 나이는 비교적 젊다고 하는데 등록을 하고나니 뭔가 내 인생의 마지막을 후회없이 맞이할 준비과정의 한 발을 뗀 느낌이다. 씁쓸하기 보다 오히려 홀가분하면서 오히려 하루하루를 더 알차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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